제임스 본드: 그의 연봉은 과연 얼마나 될까?

영국 왕실을 위해 활약하는 슈퍼 요원 제임스 본드는 전 세계를 무대로 부패한 악당과 광적인 범죄자들과 맞서 싸운다. 그는 매번 목숨을 걸고 조국을 지키지만, 그가 이토록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가 단순한 애국심일까? 아니면 그의 연봉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까?

사실, 원작자인 이언 플레밍의 소설을 바탕으로 하면 제임스 본드가 연간 얼마나 벌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추산할 수 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본드의 화려한 생활을 그의 실제 연봉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본드의 연봉, 계산해보면?

이언 플레밍의 소설 골드핑거에서 제임스 본드는 임무 수행 중 최고급 호텔인 ‘알로하 스위트’에 머물게 된다. 이 호텔의 숙박비는 1박당 200파운드(GBP)이며, 이는 당연히 영국 정보기관이 부담한다.

하지만 본드는 소설 속에서 가정을 세워 본인의 연봉을 계산해 본다. 만약 자신이 이 호텔 비용을 직접 지불해야 한다면, 불과 3주 반 만에 연봉을 전부 써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본드의 연봉은 200파운드의 21배인 4,200파운드로 추정할 수 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이 소설이 출판된 1958년 당시의 4,200파운드는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83,663파운드(한화 약 1억 4천만 원) 또는 100,896유로(한화 약 1억 5천만 원)에 해당한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본드의 순수입은 약 8,000유로(한화 약 1,300만 원) 수준이다. 이 정도면 상위 소득층에 속하긴 하지만,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본드의 럭셔리한 생활을 감당하기엔 부족하다.

영화 속 화려한 라이프스타일, 과연 현실적일까?

바하마 휴가, 고급 클래식카, 맞춤 제작 슈트, 명품 액세서리, 개인 전용기까지… 본드가 영화에서 보여주는 생활은 연봉 10만 유로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죽느냐 사느냐 (1973)에서 로저 무어가 연기한 본드는 초호화 저택에 거주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러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본드의 신분을 감추는 ‘유니버설 엑스포트’라는 페이퍼컴퍼니 덕분이다. 겉으로는 부유한 사업가처럼 보이도록 설정되어 있으며, 그의 생활비 역시 영국 정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본드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필수적인 비용일 것이다.

도박 실력도 한몫

또한, 본드는 뛰어난 도박 실력으로도 유명하다. 임무 수행 중 카지노에서 손해를 본다면 영국 정부가 그 비용을 충당할 가능성이 크지만, 만약 본드가 이긴다면? 그 수익은 본인이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007 문레이커 (1979)에서 그는 브리지 게임에서 86,830유로(한화 약 1억 3천만 원)를 따내며, 한 해 연봉에 버금가는 수익을 올린다.

결국 본드의 실제 연봉은 상위 소득층에 해당하지만, 영화 속에서 우리가 보는 초호화 생활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그가 부유한 사업가처럼 보이도록 지원하는 만큼, 그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은 단순한 연봉 이상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