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열연한 배우 나나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했다.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마스크걸’의 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에는 가면을 쓰고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극 중 김모미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으며 점차 변화하는 인물로, 이를 표현하기 위해 고현정, 나나, 신예 배우 이한별이 한 역할을 나눠 맡았다. 이들은 인터넷 방송 BJ, 쇼걸, 교도소 수감자로서 김모미의 다양한 삶을 그려냈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장편 데뷔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 감독은 한 인물을 세 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형식이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도전이라고 밝히며, 고현정, 나나, 이한별 각각의 개성이 녹아든 김모미가 완성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안재홍은 BJ 마스크걸의 열렬한 팬인 주오남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염혜란은 실종된 아들을 찾아 끈질기게 추적하는 어머니 김경자 역할로 깊은 감정을 선보였다.
‘마스크걸’은 공개된 후 단 3일 만에 280만 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비영어)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14개국의 넷플릭스 TOP 10 순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김모미, 변화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연출”
김 감독은 극 중 세 명의 김모미가 각기 다른 느낌을 주도록 연출했다고 밝혔다. “살인을 저지른 후의 모미와 교도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모미는 전혀 다른 인물처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각 시점에서 변화를 부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나나가 연기한 교도소 장면에서 흑백 연출이 사용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원작과 가장 큰 차이가 있는 부분이 4부일 것 같다. 춘애의 죽음 이후 김모미의 감정이 변화하며 원작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스스로 자수를 선택하는 설정으로 바뀌었다. 이 시점에서 모미는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이므로, 색채를 최소화하고 미니멀한 음악을 사용해 감정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춤 장면, 배우와 대역의 조화”
극 중 김모미가 뛰어난 춤 실력을 보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를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일부 대역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한별 배우가 춤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대역 배우와 함께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한별 배우의 클로즈업 장면과 전체적인 춤 장면을 조화롭게 배치해 자연스럽게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나가 4부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기존 오프닝 장면과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결국 오프닝 장면을 다시 촬영하게 되었고, 나나가 직접 대역을 맡아 춤을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나나의 전라 노출 장면, 직접 소화”
김 감독은 나나의 전라 노출 장면에 대해 “나나 배우가 직접 연기했다”고 짧고 확실하게 답했다.
이어 나나의 연기력에 감탄한 순간을 묻는 질문에 “흑백 장면에서 피투성이 얼굴로 미소를 짓는 장면이 있다. 대본에는 단순히 ‘웃는다’고만 적혀 있었지만, 나나 배우가 연기하는 순간 화면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극찬했다.
“고현정,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또한, 또 다른 김모미를 연기한 고현정과의 작업 소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좋은 느낌이 들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놀라웠다.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하는 열정이 강하게 느껴졌다. 기존의 연기 스타일을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의 고현정에 대해서는 “얼굴에 피를 묻힌 채 아스팔트에 눕거나 벽에 부딪히는 등의 위험한 장면도 직접 소화했다. 대부분의 스턴트 장면을 직접 연기하며 80% 이상의 고난도 연기를 수행했다”며 감탄했다. 이어 “얼굴에 피칠갑을 한 채 식사를 하는 모습까지 보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용훈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지며, ‘마스크걸’은 단기간에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이 작품이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가 모인다.